천간과 지지는 왜 결합하는가
천간은 하늘의 기운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작용을, 지지는 땅의 기운으로 실제 조건과 환경을 나타낸다. 하나만으로는 의미가 완성되지 않는다. 같은 갑(甲)이라도 자(子) 위에 앉은 것과 신(申) 위에 앉은 것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사주를 읽을 때는 천간과 지지를 따로 보지 않는다. 천간은 그 기둥이 지향하는 방향이고, 지지는 그것이 놓인 현실 조건이다. 이 둘의 조합이 한 기둥의 성격을 결정한다.
육십갑자(六十甲子)의 구조
천간은 10개, 지지는 12개다. 두 목록을 나란히 놓고 하나씩 짝지으면 10과 12의 최소공배수인 60에서 처음 상태로 돌아온다. 이 60개의 조합이 육십갑자다.
60갑자에서는 양간이 양지와, 음간이 음지와만 짝을 이룬다. 그래서 갑(甲)은 자·인·진·오·신·술과 짝을 이루고, 을(乙)은 축·묘·사·미·유·해와 짝을 이룬다. 이 규칙 때문에 양간과 음지의 조합은 60갑자에 존재하지 않는다.
일주론이 60개 일주를 다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60갑자가 완전한 순환 단위이기 때문에, 사람의 일주는 이 60가지 가운데 하나로 정해진다.
천간합(天干合)
천간끼리 만나 새로운 기운으로 변하는 관계를 합이라고 한다. 갑기합(甲己合)은 토로, 을경합(乙庚合)은 금으로, 병신합(丙辛合)은 수로, 정임합(丁壬合)은 목으로, 무계합(戊癸合)은 화로 변화한다.
합은 묶임과 끌림을 뜻한다. 일간이 합을 이루면 그 대상에 마음이 쏠리거나 역할이 바뀐다. 합이 성립하려면 두 글자가 가까이 있어야 하며, 사이를 막는 글자가 있으면 힘이 약해진다.
지지의 합 — 육합과 삼합
육합(六合)은 두 지지가 짝을 이루는 관계다. 자축합·인해합·묘술합·진유합·사신합·오미합 여섯 쌍이며, 서로를 붙잡아 묶는 작용을 한다.
삼합(三合)은 세 지지가 모여 하나의 오행 국(局)을 만드는 관계다. 인오술(寅午戌)은 화국, 사유축(巳酉丑)은 금국, 신자진(申子辰)은 수국, 해묘미(亥卯未)는 목국이 된다. 두 글자만 모이면 반합(半合)이라 하여 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삼합은 사주에서 가장 강력한 결합으로 본다. 세 글자가 모두 모이면 해당 오행의 힘이 크게 살아나 사주의 흐름을 바꾼다.
충(沖)과 형(刑)
충은 정반대에 놓인 지지가 부딪히는 관계다. 자오·축미·인신·묘유·진술·사해 여섯 쌍이며, 흔들림과 이동, 변화를 뜻한다. 충은 나쁜 것만이 아니라 막힌 것을 뚫는 작용도 한다.
형(刑)은 서로를 해치는 관계로, 인사신(寅巳申) 삼형과 축술미(丑戌未) 삼형, 자묘(子卯) 상형, 진오유해(辰午酉亥) 자형이 있다. 형은 갈등과 시련, 그리고 그로 인한 성장을 함께 뜻한다.
파(破)와 해(害)도 있으나 충과 형보다 작용이 약하다. 실전에서는 충을 먼저 보고, 형과 파·해는 보조적으로 본다.
합과 충이 함께 있을 때
합과 충이 동시에 존재하면 어느 쪽이 더 강한지 따진다. 가까운 자리에서 합이 성립하면 충의 힘이 약해지고, 충이 강하면 합이 깨진다. 이를 합거(合去)와 충거(沖去)라고 한다.
실제 사주에서는 합과 충이 뒤엉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글자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기둥 사이의 거리와 계절의 힘을 함께 본다.
결합을 읽는 순서
첫째, 네 기둥의 천간과 지지를 확인해 일간을 중심으로 십성을 배치한다. 둘째, 천간의 합과 지지의 합·충을 표시한다. 셋째, 합과 충이 어느 기둥에 걸려 있는지 본다.
년주와 월주에 걸린 결합은 사회 활동과 성장 과정에, 일주와 시주에 걸린 결합은 개인 생활과 노후에 영향을 준다. 같은 합이라도 걸린 자리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대운과 세운에서 합과 충이 들어오는 시기를 확인한다. 합이 오면 맺어지고, 충이 오면 흔들리며 새로운 국면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