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간(天干)이란 무엇인가
천간은 하늘의 기운을 상징하며 열 개의 글자로 이루어진다.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가 그것이며, 십간(十干)이라고도 부른다.
천간은 형태가 없는 기운이므로 겉으로 드러나는 성향과 의지를 나타낸다. 반면 지지는 구체적인 환경과 조건을 나타낸다. 그래서 사주에서는 천간을 방향, 지지를 무대라고 비유한다.
사주의 네 기둥은 각각 천간을 하나씩 갖는다. 일간은 나 자신이고, 나머지 년간·월간·시간은 나를 둘러싼 작용으로 읽는다.
천간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명리학에서는 아무것도 나뉘지 않은 상태인 무극(無極)에서 하나의 중심이 생기면 태극(太極)이 되고, 태극이 둘로 갈라지면 음양(陰陽)이 된다고 본다.
음양의 활동이 다섯 가지 작용으로 나뉘면 오행(五行)이 되고, 오행이 다시 각각 음과 양으로 갈라지면 열 개의 천간이 완성된다. 목에서 갑과 을, 화에서 병과 정, 토에서 무와 기, 금에서 경과 신, 수에서 임과 계가 나온다.
그래서 천간은 오행의 성질을 그대로 물려받는다. 오행을 이해하면 천간의 절반은 이미 이해한 셈이다.
음양과 오행의 배속
갑(甲)은 양의 목, 을(乙)은 음의 목이다. 병(丙)은 양의 화, 정(丁)은 음의 화, 무(戊)는 양의 토, 기(己)는 음의 토다.
경(庚)은 양의 금, 신(辛)은 음의 금, 임(壬)은 양의 수, 계(癸)는 음의 수다. 홀수 번째 글자는 양간, 짝수 번째 글자는 음간이 되어 규칙적으로 교차한다.
천간의 순서 자체가 오행의 상생 순서를 따른다. 목에서 화로, 화에서 토로, 토에서 금으로, 금에서 수로 이어지고 다시 목으로 돌아온다.
열 가지 천간의 물상(物象)
갑(甲)은 곧게 자란 큰 나무, 을(乙)은 유연하게 뻗어 나가는 화초와 넝쿨이다. 병(丙)은 만물을 비추는 태양, 정(丁)은 어둠을 밝히는 촛불과 등불이다.
무(戊)는 우뚝한 큰 산과 마른 흙, 기(己)는 곡식을 기르는 밭의 흙이다. 경(庚)은 도끼와 바위처럼 단단한 쇠, 신(辛)은 다듬어진 보석과 칼날이다.
임(壬)은 바다와 큰 강, 계(癸)는 이슬비와 샘물이다. 물상을 함께 기억하면 글자 하나가 어떤 성격으로 사람에게 나타나는지 훨씬 선명해진다.
왕상휴수사(旺相休囚死)
천간의 힘은 계절에 따라 다섯 단계로 달라진다. 가장 강한 상태가 왕(旺), 그다음이 상(相), 힘을 쉬는 상태가 휴(休), 갇힌 상태가 수(囚), 거의 힘을 잃은 상태가 사(死)다.
봄에는 목이 왕하고 화가 상하며 수가 휴, 금이 수, 토가 사한다. 여름에는 화가 왕하고 토가 상하며 목이 휴, 수가 수, 금이 사한다.
가을에는 금이 왕하고 수가 상하며 토가 휴, 화가 수, 목이 사한다. 겨울에는 수가 왕하고 목이 상하며 금이 휴, 토가 수, 화가 사한다.
환절기인 진·술·축·미월에는 토가 왕하고 금이 상한다. 이 표는 일간의 강약을 판단할 때 가장 먼저 참고하는 기준이 된다.
천간의 합(合)
천간은 서로 만나 새로운 기운으로 변하기도 한다. 갑기합은 토로, 을경합은 금으로, 병신합은 수로, 정임합은 목으로, 무계합은 화로 변화한다.
합은 다섯 쌍뿐이며, 모두 음양이 짝을 이루고 일곱 글자 차이로 떨어진다. 음양이 만나 하나로 묶이는 관계이므로, 일간이 합을 이루면 그 대상에게 마음이 쏠리고 역할이 바뀐다.
합이 성립하려면 두 글자가 가까이 있어야 한다. 사이에 다른 글자가 끼어 있으면 합이 되지 못하고, 이를 쟁합(爭合)이나 투합(妬合)이라 하여 힘이 나뉜다.
천간이 하는 역할
천간은 사주에서 방향과 의지를 담당한다. 같은 지지 위에 앉더라도 천간이 무엇이냐에 따라 사람의 태도와 표현 방식이 달라진다.
천간은 겉으로 드러나므로 주변 사람들이 보는 인상에 가깝다. 반면 지지는 실제 생활 조건에 가깝다. 겉과 속이 다르게 나타나는 사주는 대개 천간과 지지의 방향이 어긋나 있을 때 만들어진다.
천간을 읽을 때는 글자 하나의 성질보다 그 글자가 일간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더 중요하다. 십성은 천간을 일간 기준으로 다시 이름 붙인 결과다.